동쪽으로 바라보니 하늘이 옅은 붉은색으로 매끄럽고 부드러운 비단 같다. 태양은 수줍은 어린 소녀처럼 그녀의 아름다운 커튼을 당겼는데, 아마도 치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고개를 들어 보니, 하늘이 약간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서쪽을 바라보면 하늘은 파란색과 회색이며, 이 색깔들은 오색찬란한' 공기 이불' 을 만들어 지구 전체를 덮고 있다.
나는 시골 오솔길을 걷고 있는데, 앞에 안개 띠가 하나 있다. 갑자기 안개 띠가 사라졌다. 나는 손으로 사방을 긁었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 원래 나는 안개 속에 서 있었는데, 당연히 볼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었다. 내가 콩밭에 들어갔을 때 신발 바지가 다 젖었다. 팥잎 위의 안개 공이 천천히 굴러간다. 풀이 내 발에 살며시 기대어 나와 다정한 것 같다. 내가 이슬 위에 손을 얹자 이슬은 작은 물방울이 되어 사방팔방으로 흩어졌다. 어느새 나는 또 새로운 마을에 왔다. 남쪽을 바라보면 과거의 고층 건물은 오늘 흐릿한 윤곽만 볼 수 있고, 과거의 큰 나무는 오늘 그림자만 볼 수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지저귀는 것은 마치 이 매혹적인 아침을 노래하는 것 같고, 또 사람을 불러 이 매혹적인 아침 경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희망명언)
신촌을 지나 나는 고속도로를 탔다. 거리의 사람들이 안개 속을 누비고 있는데, 머리카락이 젖은 것이 마치 목욕탕에서 막 나온 것 같다. 트랙터는 흰 연기를 내뿜으며 천천히 운전한다. 자동차의 경적' 뚜뚜뚜' 이 사람들을 재촉하고, 오토바이의 전조등이 안개 속에서 곧은 빛을 형성한다. 자전거가 천천히 종을 울렸다. 바로 이 소리들이' 안개 속의 아침 노래' 를 연주했다.
안개, 상아 베일처럼 나를 다른 사람들과 갈라놓았다. 나는 주위의 흰 안개를 바라보며 구름바다에서 수영하는 것 같았다. 너무 시적이야! 내가 시인이라면, 나는 그것을 시로 여길 것이다. 만약 내가 과학자라면, 나는 안개를 집으로 가지고 가서 사람들에게 감상할 것이다. 내가 엔지니어라면 안개 속에 실내 수영장을 지을 것이다 ...
술에 취해 상념하는 안개, 나는 정말 너를 영원히 품에 안고 싶다!